접이식 키보드와 핸드폰만 챙기고 가볍게 걸어 나온 길. 짐이 없으니 발걸음도 가볍다. 이런 자유로움이야말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분이다. 한참을 걷다 도착한 카페, 조용한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공간에서 자리를 골랐다.

앞문과 뒷문이 있는 구조라 그런지, 뒤뜰에 가까운 자리를 잡으니 자연스레 소음에서 멀어져 조용해졌다. 캠핑용 의자에 앉아보니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 다른 자리가 어떤지 살펴보지 않았기에, 더 편한 자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옮길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이 자리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초콜릿 케이크의 단맛과 무스의 부드러움
주문한 초콜릿 케이크는 예상했던 대로 달다. 물론 케이크라면 단맛이 당연하지만, 이건 케이크보다는 무스에 가까운 질감이다.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맛이 나름 만족스럽다. 커피 한 잔과 함께하니, 이 조용한 골목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익숙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카페에서 바라본 바다에는 외국인들과 아이들만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나는 물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아쉬운 마음도 잠시, 새벽부터 계속 움직였던 탓에 이 도시에 도착한 지 꽤 오래된 기분이 든다. 그런데도 이 여유로운 시간은 나름 괜찮다. 자고 나면 바닷가가 있고, 또 자고 나면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 어디든 갈 수 있고, 가도 되는 이 여행의 흐름이 좋다.
하지만 결국 익숙한 곳만 찾게 된다. 그것도 괜찮다. 같은 도시라도 걸어 다니는 골목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매번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으니까. 익숙함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조용히 변해가는 도시의 한쪽, 나름의 발견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큰 호텔과 아파트가 들어선 걸 보면, 아래쪽보다는 나중에 개발된 듯한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거리도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이 든다.
예전에 나짱에 왔을 때는 이쪽으로 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개발이 덜 됐던 지역일 수도 있고, 단순히 내 관심 밖이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와보니, 나름 괜찮은 발견이 된 셈이다. 카페도 깔끔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며, 평도 좋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좋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이곳은 노트북을 들고 오기엔 조금 멀다는 것이다. 다만, 산책 삼아 걷다가 들르기엔 충분히 괜찮은 거리다. 이런 소소한 시간들이 쌓여 결국 좋은 여행이 된다.
뭐, 지금 이곳에 왔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공간, 조용한 아침의 커피 한 잔, 그리고 잠시 머물다 떠날 준비를 하는 이 순간까지. 지금 이 시간이 나름 괜찮다.
LÈNG Coffee & More · 45 D. Hiến Quyền, Vĩnh Hải, Nha Trang, Khánh Hòa 65000 베트남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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