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카페이야기 3

도심 속 교토 감성, Soo Kafe에서의 한 잔의 여유

호치민시 1군이라 하면 보통은 북적이는 거리,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 바쁜 걸음들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 한가운데, 마치 시간의 틈새처럼 조용한 동네가 있다. 그곳은 바로 Đa Kao 지역이다. 프랑스풍 건물과 오래된 나무들이 어우러져 고요함을 간직한 이 지역은 복잡한 도시의 리듬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꼭 찾게 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Phan Kế Bính 거리는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짧고 단정한 거리 안에 감각적인 카페와 로컬 식당들이 하나둘 숨어 있고, 조용히 걷다 보면 ‘여기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골목.그리고 바로 그 거리의 10번지, 내가 애정하는 카페 Soo Kafe가 있다.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한국 스타일의 카페’라고 해서 익숙한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떠올렸..

강가에서 만난 한 잔의 여운, Lyon Coffee의 Cacao sữa đá

Cacao sữa đá, 한 잔의 깊은 여운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어느 오후, 나는 호치민시 1군 kênh Nhiêu Lộc - Thi Nghè(니에우 록 - 티 응에 운하)* 강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며 반짝이고, 길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여유로운 분위기 속을 거닐던 중, 작은 야외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거리에 나와있던 파라솔에 ‘Lyon Coffee’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강가 옆에 자리 잡은 이곳은 테이블 몇 개만 놓인 소박한 공간이었지만, 그 자체로 운치가 있었다.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카페에 들어섰다.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파라솔 아래, 몇몇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외 에스프레소바에는 커피머신과 각종 음료 재..

호치민의 더운 아침, Kop Kun Kup에서 찾은 시원한 여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호치민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한 공간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2층이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갔지만, 아쉽게도 2층은 개방되지 않는다고 했다. 실망한 마음에 나가려 했지만, 그래도 둘러보니 조용했고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와서 나가기가 아쉬웠다. 게다가 커다란 창이 있어 채광도 좋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와 결국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사실 시간이 많지 않아 체크아웃까지 머물기로 결정했다.이곳의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었다. 커피 맛도 기대했던 만큼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편안하게 쉴 수 있었으니, 그 점에서 만족했다. 여행 중 예상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도 일종의 재미가 아닐까? 조금 낚였다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