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이야기/캄보니아 프놈펜

체크아웃전 주변 골목의 Backyard Cafe를 가다...

jejakso 2025. 2. 14. 15:35

프놈펜에서 카페를 가려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원래 가려던 곳은 문을 연 듯 보였지만, 정작 커피는 오전 9시부터 주문할 수 있다고 했다. 어제는 밖에 있던 가드가 나를 초대했던 터라 오늘은 아무 문제 없이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프놈펜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곳이 없어졌다. 그냥 주위를 무작정 걸었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트북을 들고나와서 무겁다. 마땅한 대안을 찾기보다는 그저 걸으며 새로운 가까운 공간을 찾아보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깔끔해 보이는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Backyard Cafe였다. 그런데... 식당? 커피만도 되냐고 문의하니 된단다. 

 

사실 이곳은 좀 비싸 보인다. 하지만 가방도 무겁고 체크아웃 시간도 있으니 헤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프놈펜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이제는 이런 가격대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비싼 가격이 불만이었지만, 이제는 ‘여기가 원래 그런 곳이니까’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베트남과 비교하며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나에게 스트레스가 될 뿐이었다. 대신, 꼭 필요한 것만 하게 된다는 점에서 나름의 장점도 있었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당장 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차분히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냥 들어왔다."

 

Backyard Cafe의 분위기

 

카페 내부는 세련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창가 쪽에는 자연광이 들어와 아침을 맞이하기에 좋았다. 나름 공간도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무엇보다 조용했다. 프놈펜에는 시끄러운 카페도 많지만, 여기는 비교적 한적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손님도 많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라테를 주문했다. 잠시 후, 하트 모양의 라테아트가 그려진 커피가 나왔다. 따뜻한 라테를 주문했다. 아무래도 라테는 뜨거워야... 손을 감싸 쥐고 한 모금 마시니 몸도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순간이 있어서 카페를 찾게 되는 것 같다.

 

프놈펜에서의 카페 생활

 

프놈펜에서 카페를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이곳은 베트남처럼 저렴하고 부담 없이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저렴한 카페도 있지만, 베트남처럼은 아니다. ㅜㅜ 대부분의 유명한 카페들은 가격이 높은 편이다. 처음에는 이런 가격 차이에 놀라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결국, ‘필요한 것만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에 있을 때는 수시로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도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프놈펜에서는 자연스럽게 ‘꼭 필요한 시간만 머물자’는 마인드가 생긴다. 그러다 보니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효율적으로 변했다. 집중해야 할 일이 있으면 미리 정리해 두고, 카페에서 그 시간 동안 빠르게 일을 처리한다. 마치 비싼 이용료를 내고 업무 공간을 빌린다는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당장 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차분히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했다. 결국, 이곳으로 들어왔다.

 

비싼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Backyard Cafe에서 라테를 마시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연 가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물론, 맛은...^ ^. 

 

프놈펜의 카페들은 대부분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곳일수록 가격이 높다. 건강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곳들이 나름의 수요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결국, 누군가는 이 가격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카페도 계속해서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2시간을 보내고 나서

 

처음 들어올 때는 단순히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였지만, 막상 2시간 정도 머물러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오랜만에 차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라테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가끔 창밖을 바라보며 여유도 느꼈다. 이곳의 가격이 약간 부담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2시간 이상 있을 계획이었으니 나름의 가치는 있었다.

 

결국, 프놈펜에서 카페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다면 저렴한 로컬 카페를 가는 것이 낫고, 조용한 공간에서 업무를 보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런 카페들도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하다.

 

오늘도 프놈펜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흘러간다.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Backyard Cafe · 11B Vimol Thoam Thong St. (246), Phnom Penh, 캄보디아

★★★★★ · 건강식품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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